서있기가 힘들어서 쪼그려 앉아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고 손을 뻗어봤다.
나는 항상 하늘을 보려고 하는 습관이 있다.
무심코 그때도 하늘을 쳐다봤다.
하늘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고 싶다는 것이 사라진 세상에 있는 것이 무서웠다.
그 마음이 죽고 싶다는 마음과 연결되었다.
사실, 죽고 싶다는 사람은 없다.
더 이상 살아서 뭐를 할 수 있을까의 생각이 들 뿐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 생각에서 벗어나야만 했다.
약속했으니까.
그렇게 쪼그려 앉아서 더욱더 생각해 봤다.
내가 이렇게까지 된 이유가 뭘까?
수없이 많은 불행이 문제일까
그저 내가 논하는 운명이
나의 운명의 그저 이런 길을 제시하는 것일까?
어떤 불행이 찾아와도 나는 견뎌내야만 할까?
그렇다면 신 따위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어려서부터 나 자신을 믿기 시작했다.
딱히 믿을만한 무언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싶었던 무언가는 항상 있었다.
나는 언제나 천문학을 논하지만 나에게 그런 재능도 열정도 의지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저 노력했을 뿐이고 그 노력이 닿지 못했을 뿐이고
수많은 벽을 넘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 될까 봐였다.
꿈을 이루지 못하면 뭐가 문제야?라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을 시점에는
나는 더 이상 일어날 힘이 없었다.
매번 같은 말만 되풀이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하늘을 본다.
하늘은 언제나 그곳에 있으니까.
내가 원하는 건 항상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
내가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같은 말을 되풀이하며 실수를 반복하고
후회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수와 후회는 명백하게 다르다.
후회는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과거일 뿐이다.
하지만 실수는 그로 인해서 나의 미래를 바꿔나갈 수 있다.
나의 실수는 무엇인가?
더 이상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좌절한 나?
나의 환경이 문제라는 것을 늦게 깨달아서
나의 주변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던 나?
대의나 정의 따위에 신념이라는 이름표를 내밀며
나의 길을 스스로 세뇌하던 나?
무엇인지 구별할 필요 따위는 없었다.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나는 스스로 고립된 시간 동안 항상 자신을 통찰했고
자신을 분석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면 그것을 이용해야만 한다.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단연코 하나를 콕 집어서 말할 수 있다.
나는 누군가를 위한 행동을 제일 잘하며 좋아한다.
그것이 나에게 소중하거나 가깝거나 친구일수록
그 열정의 수치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의 장점, 단점 및 성향 등등을 모두 파악해야 했고
또 다른 나와 꾸준한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
제일 가까우면서도 제일 먼 나 자신과의 대화는
길고도 길었지만 두 명인 나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합치면
서로가 서로를 메꿔줄 수 있는 부분이다.
나는 누군가도, 무엇도 아닌
나 자신 스스로를 더 이해해야만 했다.
그렇다면 내가 원한 것은 진정한 이해였다.
그렇게 2023년 여름 가을에 걸쳐서
나는 나 자신과의 길고 긴 대화 끝에 나 자신을 완전히 이해했다.
그렇기에 더욱더 나아가고 싶었고 변화하고 싶었다.
제일 가까웠기에 알았던 점을
제일 멀었기에 몰랐던 점을
합쳐서 하나로 보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일어날 수 있었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무언가가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으니까.
그것은 나의 두 번째 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그 미래를 꿈꾸면서 살아가고 싶다.
그것을 만약 이루지 못한다는 결과를 본다고 하여도
하지만, 손을 뻗고 있는 나의 손을 내가 잡을 순 없었기에
정확한 목적지 따위는 두루뭉술하게 서술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더 이상 나 자신과 대화하는 것보다
새로운 사람과, 친한 사람과, 나의 사람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바뀌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구별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 대의와 신념 따위를 포기하고
내 주변과 환경, 트라우마를 모두 바꿀 필요가 있었다.
나는 나를 위해 그저 양보했다고 생각한다.
1보 후퇴 2보 전진 따위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하려면
나는 나를 설득해야만 하고
그것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
나 자신을 강제로 밀어야만 한다.
나를 혹독하게 다루거나 고립시키는 것은 언제나 해왔기에 어렵지 않다.
늦어버린 말 따위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나를 나의 기억 속을 항상 더듬어봤고
나를 항상 이해하려 했고
나의 감정과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려 했다.
그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새로운 나의 이야기가 시작될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나의 모든 과거를 정리했었다.
물론 전부는 아니다. 현재진행형일 뿐이다.
세상에는 내가 원한다고 얻을 수 없는 것이 많다.
그것이 물질이든 인연이든 과거의 기억이든
그렇기에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생기면
놓치고 싶지가 않다. 더 이상은 말이다.
항상 나는 양보해 왔다.
상대에게 항상 양보했다.
하지만 내게 돌아오는 것을 매번 배신과 상처였을 뿐이다.
그렇다고 지금부터는 전혀 그럴 리 없잖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래도 나는 나니까.
잘못한 것은 내가 아니잖아?
좋아하는 사람에게, 내가 원하는 것에
모든 노력을 쏟고 싶다는 내 마음에 잘못된 점은 전혀 없다.
내가 침울해할 필요가 없다.
언젠가는 내 앞에 있는 벽에
문을 그려서 들어올 무언가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니까.
그 기회를 다시 놓치고 싶지 않기에
나는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프롤로그부터 시작해서
우리의 책을 덮을 수 있는 에필로그가 나올 수 있을 때까지
나는 나를, 너를 믿으니까.
나의 마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늦어버린 맹세, 약속 따위가 아니다.
난 할 수 있어.
언제나 약속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