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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해하려는 네게 나를 소개하는 안내서

2025

내적 갈등

vnfma0225 2025. 10. 23. 08:02

한 소녀와 소년이 있었다.

 

둘의 세상에는 그저 언덕만 올라가면 보이는 나무

 

그 너머의 끝없이 수평선까지 펼쳐진 바다

 

살짝 시선을 올려다보면

 

하늘에 수 없이 많은 별과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달 뿐이었다.

 

하지만 서로에게는 서로가 있었기에

 

전혀 부족함 따위가 없었다.

 

 

 

둘은 적어도 어느 정도만큼은

 

서로가 못하는 것을 서로가 메꿔줄 수 있었다.

 

소녀는 감성적인 것을 좋아했고

 

소년은 이상적인 것을 좋아했다.

 

헌데, 감성과 이상은 공존할 수 없는 개념이기에

 

가끔 다툴 때도 있는 법이었다.

 

그래도 둘은 항상 함께였다.

 

어디를 가던, 어느 시간에도

 

항상, 줄곧 함께였다.

 

그렇지만 막상 왜일까.

 

그렇게 소중한 사람은

 

막연하게 내일도 그다음 날도

 

아무렇지 않게 내 옆에 있어줄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달에 가고 싶다고 소년은 말했다.

 

소녀 또한 그 말에 동조하며 그 꿈을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소녀는 항상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저 소년을 응원하며 말을 잘 들어주었다.

 

하지만 소년의 꿈이 너무 높았던 것인가?

 

소년의 현실은 너무나 많은 벽이 있었다.

 

그럼에도 소녀는 항상 소년을 응원하며 할 수 있다고 다독였다.

 

그렇게 새로운 꿈을 꾸고 새로운 날이 밝고

 

소녀는 어떻게 해야 소년을 위한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 고뇌했다.

 

자신만의 특기를 장점을 내세울 수 있는 분야를 생각했다.

 

소녀는 이런 것들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어봤다.

 

소년은 괜찮아 보인다고 했으나

 

하지만, 자신이 가야 할 곳은 그곳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쉽게 이룰 수 있는 꿈도 아니었다.

 

진리라는 것은 쉽게 허락이 나오는 곳이 아니었다.

 

그런 재능은 소년에게 없었다.

 

매번 벽에 부딪히며 다치는 소년을 위해 기도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소녀뿐이었다.

 

소녀는 소년에게 이제 너무 높은 곳을 바라보지도

 

다른 것을 위해서 살아도

 

그냥 현재에 만족해도 된다고 말했다.

 

너무나 큰 좌절을 느낀 소년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소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수고했다고, 다음에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화를 냈다.

 

 

 

어째서, 어째서 항상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냐고

 

실제로 내가 해왔던 노력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룬 것이 하나도 없는데 왜 그렇게 확신하는 것이냐고.

 

 

소녀는 대답했다.

 

너무 멀리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봄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발 밑을 보거나 뒤를 돌아보라고 말했다.

 

 

 

소년은 그제야 앞이 아닌 뒤를 돌아봤다.

 

자신이 걸어온 길 뒤에는

 

수 없이 많은 꽃들이 개화했다는 것을

 

너무나 뒤늦게 알았다.

 

 

 

소년은 그 자리에서 무릎 꿇고 사과했다.

 

소년이 말했다.

 

너는 항상 나를 위해서 내 옆에 있어주었는데

 

그 마음을, 진심을 알아주지 못한 내가

 

나를 진심으로 봐준 너를 잃지 않아서

 

너무 미안하고 다행이라고 말했다.

 

소녀가 말했다.

 

너를 한 번도 탓한 적이 없고

 

네가 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믿는데

 

의심할 이유도, 자신의 능력을 재능을

 

충분히 만족하며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릎 꿇은 소년에게 소녀가 손을 잡고 말했다.

 

이제는 그만 쉬어도 된다고.

 

너가 여태까지 달려왔듯이

 

이제는 내가 대신 달려주겠다고

 

이제 그만 그런 고통 속에서 벗어나도 된다고

 

내가 너를 믿었듯이, 너 또한 나를 믿어주면 좋겠다고

 

 

그렇게 소년과 소녀는

 

다시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저 꿈을 이루지 않아도

 

그냥 평범하게 살아도

 

우리가 원하는 가치 있는 것을 하며 살아도

 

굳이 저 달에 가지 못 한다고 해도

 

실패하거나 망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늦게 깨달은 소년이었지만

 

이미 알고 있던 소녀가 있었기에

 

끝내 뒤돌아볼 수 있었다.

 

 

 

소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이상과 신념이며

 

소녀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순수함과 헌신이기에

 

서로가 다시 합해진다면

 

전혀 부족한 부분 없이 나아갈 수 있다고

 

둘은 이때까지 해왔던 것처럼

 

잘할 수 있을 것이니까.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은

 

기다리는 것.

 

언제나 운명과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이니까.

 

함께 말했다.

 

"네가 돌아올 수 있다면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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