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항상 뒤늦게 깨닫고는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이가 들수록 지혜가 든다라는 말이 있는 것 같다.
그 누구여도 말이다.
내가 과거의 트라우마를 고치려고 한 이유 중 하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과거 자체를 뜯어서 없애고 싶었다.
이때까지의 결정은 모두 그것을 위한 것이다.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었다.
내 이야기를 말이다.
2부작은 항상 조촐하기 마련이지만
1부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싶었다.
사실 있는 것이지만, 없는 것처럼 말이다.
트라우마, 정말 무서운 것이다.
기억에서 아무리 도려내고 도려내도
어떠한 계기나 단어, 순간 따위로 되새김질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패배감, 무력감, 좌절감 등은
쉽게 휩싸이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심한 편은 아니겠지만
지금의 내가 생각하기로는
약간 나의 목적과 현재 행동이 달라지고 있다 생각한다.
나는 언제부턴가 남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지만
물론 수차례 얘기 했듯이, 좋은 결과가 나왔고
어째서 내가 말한 대답들이 그 사람들에게 이해와 헌신이란 감정이
닿았을까라는 의문에 이제는 대답할 수 있지만
그렇지만..
그렇다고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들은 어째서일까.
도와달라고 도와달라고 외쳐도
모두가 외면하지만
그만 살고싶다거나 죽고 싶다거나라고 말을 한다면
네가 뭘 잘못했다고 죽냐는 둥
그제야 이야기를 들어주는 척을 하며
왜 이제서 말했냐고 한다.
하지만 항상 말해왔다는 사실은
자기 자신만 알 뿐이다.
이때까지 내가 해온 말들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 그 상황 자체가
폭력적이거나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
버티는 것 중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그 어떤 어른도, 가족도, 친구도
그냥 그 어떤 사람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고 믿어주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이곳에서 최고의 거짓말쟁이가 되고 있던 게 아니었을까?
그저 누군가에게 나의 힘듦을 말하며
나의 살고 싶다는 신호를 말했을 뿐인데
외면한 모두가 무슨 생각을 하고 들어줬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들어줬다..라고 표현하는 것도 잘 모르겠다.
단순히 폭력이나 괴롭힘, 세뇌 등 따위가 무서운 것이 아니다.
물론 어린 나이기에 무섭지 않을 리는 없지만
나는 그런 것 따위에 굴하지 않을 정신이 있으니까.
하지만 내 편이 되어줘야 하는 사람마저도
내 편이 아니라는 것은
정말 엄청난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안에도 적이 있고, 밖에도 적만 있는데.
나는 어디에 속해야만 하는 것일까?
아이들은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이기에
나 또한 세뇌되는 환경에서 자랐지만
그 세뇌를 이겨내는 것에 있어서 큰 정신력을 소모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내가 그만큼이나 나를 믿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내가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내가 막 똑똑한 천재라거나 그런 식으로 평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아니고
분명히 나는 천재 따위와 거리가 멀고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결국 내가 스스로 악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악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행동과 사고 과정 자체가
내가 악에서 멀어질 수 있게 해준다.
나는 스스로를 세뇌하며 벗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더 많은 사람에게..
나의 그런 꿈은 무너진 지 오래지만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만 내 말을 사람들이 들어줬을까?
이제 와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에
왜 시간을 굳이 버리는 것인지 이해조차 할 수 없지만
지금 와서 말하면.. 지금이라도 말하지 않으면
그때부터 울부짖던 내 마음이 전달되지 않으니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고립된 아이가 대체 무엇을 논해야 했는가?
거짓말쟁이는 누구였을까.
주변 전부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믿었던 나?
누군가에게 선을 행하면 그 선이 내게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나?
아니다.
그저, 그것이 전부 내 탓이라고 돌린 나.
내 탓이 아니야.
이 모든 불행도, 환경도, 나의 밟힌 꿈마저도
나는 언제나 누군가를 위한 사람이 되고 싶었을 뿐인데.
그저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그런 마음일 뿐이었는데.
어째서 이렇게 애매한 사람으로 남아버렸는지
감정이란 것 자체가 남아있는 지를 모르겠다.
불쾌하다.
나는 그렇게나 도와달라고 소리쳤는데
내 목소리가 닿는 곳은 한 곳도 없으니
지금까지도 말이다.
항상 배신만 당하는 일뿐인 거려나.
이게 내 운명이라면 운명인 걸까
뭔가, 포기하고 싶은데 포기를 할 수가 없다.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전혀 포기할 수가 없어서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게 행동할 수 있는 용기 따위가 존재하지 않아서
대체 무엇을 어떻게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선택 따위에 후회를 하면 안 되는 것인데 말이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나에게 구원이 내리길 기도하는 건 어리석은 것 같다.
이제 배신당하는 건 그만하고 싶다.
한 번만 더 그런 일이 생기면
나는 주저앉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싫다.
얼마나 더 많은 기억을 지워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
이 저주의 굴레에서 도망가고 싶다.
거짓말쟁이 었던 나는 결국
거짓말쟁이에게 속아버렸구나.
이 또한 운명이라면 운명이겠지?
그래도 하고 싶은 게 남아있어서 다행인 건가.. 싶다.